쇼코의 미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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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YES24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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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쇼코의 미소 – YES24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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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저_책 추천 / 문학 동네 출판 / 20대 책 추천 / 인문학 책 추천/ 한국 서사 소설_[파란소리] :: 파란소리
안녕하세요. 파 란 소 리 입니다. 지은이 : 최은영 옮긴이 : – 출판사 : 문학동네 정가 : 12,000원 튀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인생을 고스란히 살아온 할머니가 자기의 인생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 같은 한국 서사 소설, 최은영 작가의 소설 쇼코의 미소는 그 책 표지와 같이 은은하고 깊은 향으로 감싸여있다. 한국 서사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 책 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 싶다. 한국 서사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즉 이 책이 우리가 초·중·고등학생 때 읽었던 국어책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다소 실망을 안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때의 내 기억으로는 그런 소설들은 나를 어려운 감정으로 들이는 것 같았고, 달동네 같이 집들이 빽빽한 곳에서 이뤄지는 화려하지 않은, 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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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늘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스토리의 기승전결뿐 아니라 ‘관계’의 기승전결도. 만남과 헤어짐의 경계가 분명하고 오해와 다툼 뒤에는 언제나 화해가 있다. 그런 삶은 얼마나 홀가분할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의 관계가 그렇던가? 알게 모르게 상처받고 알게 모르게 멀어진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인생에 진한 자국을 남기고 만다. 나는 소설들을 읽으면서 나의 그런 관계들에 대해서 떠올렸다. 싸운 적도 없지만 이제는 화해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 헤어진 것이 아니라 멀어진 사람들 말이다.
소유가 꿈을 좇는 지난한 과정, 쇼코의 진실, 할아버지의 죽음이 차례로 이어지며 소유는 조금씩 가족들, 그리고 진짜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옮겨간다. 어쩌면 너무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내 이야기 같기도 했다가 또 주변의 누구인 것 같기도 했다가 하며 읽었는데 그 하찮은 감정들이 관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떠올리게 됐다. 관계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지, 왜 어떤 관계가 멀어지게 되는지,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쇼코라는 아이는 소유의 집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서로의 마음을 오해하고 있거나, 서로에게 무관심해 보였던 소유의 엄마와 할아버지는 낯선 쇼코에게는 친절하고 따뜻하다. 쇼코라는 인물을 통해서 가족들이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되는 장면들에서 매일같이 얼굴을 보고 사는 식구들이 서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달과 지구처럼, 언제나 함께 하고 있지만 한쪽 면만을 보여주고 있는 관계 같다.
쇼코의 미소 + 내게 무해한 사람 – YES24
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내게 무해한 사람』 10만 부 돌파 기념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 한정판 리커버 동시 출간! 한국문학의 새로운 감수성, 최은영의 시작과 현재를 만나다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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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사랑을 아직 해본 적 없어서, 이 구절은 마음에 남으면서도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어요. 다만 언젠가 정말 사랑을 할 거라면 저도 서로를 저렇게 자신만큼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착각이 지금의 우리를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로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라는 인물의 말처럼, 서로가 타인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어져버린 사랑은 건강한 사랑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랑만이 아니라 과한 의존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서로가 다른 존재임을 인지하며, 그럼에도 그 차이를 좁히고 뛰어넘으면서 지켜나가는 사랑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나는 모래가 내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눈에 모래는 타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허약한 사람이었다. 관계에 대한 그애의 성실함이 때때로 비굴해 보이기도 했다. 사람에게 치명적으로 상처받지 않았으므로 마음껏 다정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내 마음속, 그 모든 확신이 적힌 카드들을 들춰 보면서 나는 그 카드의 뒷면에 쓰인 말들을 읽었다. 나는 다그치는 사람,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 오해하고 단죄하는 사람, 누구보다도 모래에게 마음을 기댔던 사람, 이 모든 사실을 부정했던 사람…..
책에서 가장 마음이 꽂힌 구절이었어요. 꾹꾹 누른 모래의 마음이 담긴 편지에서 일순 제 모습이 겹쳐 보였거든요. 나를 더 많이 소중히 대해주지 않는 친구들을, 가족을 마음속으로 줄곧 탓해 왔던 나는 결국 그 책망의 무게만큼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걸까, 하고요. 그렇게도 의존을 버리고 싶어했는데, 반복해서 실망하고 또 체념한다는 사실은 그럼에도 그 사람들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하지만 사람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의존하지 않고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저는 회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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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went wrong, but don’t fret — let’s give it another shot.
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
미국 펭귄북스에서 출간! : 네이버 포스트
[BY 문학동네] 쇼코의 미소“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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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모음이었다. 어느 한 편 아쉬울 것 없이 문장력이 너무 좋았다. 글을 참 담담하게 담백하게 서 내려가는데 그 담백함이 마음을 오래 아프게 한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인간 내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글로 표현해나가는지 .. 대단했고 인물들의 마음 속 깊은 우물과 같은 절망, 인간관계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후회, 애틋함, 존재 자체에 대한 허무등의 마음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오랜만에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말자는 암환자이고 그녀에게는 지민이라는 손녀가 있다. 그녀는 손녀를 애지중지 사랑으로 키웠고, 그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예쁘고 곱게 잘 자라주었다. 글을 읽지 못하는 말자에게 지민는 한글을 알려준 선생님이었고, 지민은 꿈이었던 선생님었던 그녀는 학교에 간 후 돌아오지 않는다.
딸과 사위는 지민이 교생 실습을 위해 중국을 갔고, 중국은 땅이 넓어 산골짜기 시골에서는 전화도 편지도 할 수 없는 곳이 있고 지민이 그 곳에 있다고 말한다.
쇼코의 미소/최은영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 줄거리 쇼코에게는 할아버지가 있고, 소유한테도 할아버지가 있다. 그리고 둘 모두 각자의 할아버지를 증오한다. 자매결연한 학교에서 지방도시 K를 방문하게 된 쇼코는 소유네 집에서 머물게 되고 쇼코와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소유와 쇼코는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평소 괴팍하고 가족에게 무관심하던 할아버지가 쇼코에게만은 살갑게 대하며 쇼코가 돌아가고 나서도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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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준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림자를 먹고 자란 내 자의식은 그 친구들마저도 단죄했다. 연봉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는 볼 것도 없이 속물이었고, 직장생활에서 서서히 영혼을 잃어간다고 고백하는 친구를 이해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의 끔찍함에 놀랐으나 그 조차 오래가지는 못 했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처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았다.”
01. 쇼코의 미소
사람의 ‘이름’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이름은 이유 없이 날 화나게 하고, 또 어떤 이름은 행복했던 과거의 나를 그립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내게 최은영이라는 이름은, 세 글자만으로도 심장을 뛰게 하는 마약 같은 단어다. 처음 이 책을 만난 건 광화문 교보문고의 가판대였다. 표지에 서있는 얼굴 없는 소녀가, 그리고 어딘가 일본 소설같은 느낌의 제목이 묘하게 끌렸다. 거기에 핑크색을 알게 모르게 좋아하고 있는 내 색깔 취향을 저격한 표지 색상까지. 그렇게 2017년, 이 책을 생일선물로 받았다. 역시 마약의 시작은 호기심이다. 2시간의 통근길 지하철 안에서 몇번이고 책 속에 얼굴을 숨겼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눈이 건조한 척도 해보고, 갑자기 지하철 천장엔 뭐가 있나 궁금한 척 고개를 올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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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비겁하게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그런 이상한 오만으로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그때의 나의 삶이 속물적이고 답답한 쇼코의 삶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고 하루하루가 생생한 삶이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p 31)
그 작은 집에서 인형처럼 붙박여 있던 쇼코의 모습이 유령처럼 언뜻언뜻 눈앞을 스쳤다. 물리치료사가 되었겠지. 그리고 돈을 벌기 시작했을 테고. 당시의 나는 쇼코가 너무 쉬운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스무세 살에 벌써 직업을 정하고 태어난 소읍에서 떠나지 못한다는 건 형편없는 선택이라고.
책을 읽으며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을 이렇게 아까워해 본 적이 있던가? 곱씹었다. 설레고 또 설레고 가슴이 뛰었다.
쇼코의 미소/최은영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 줄거리 쇼코에게는 할아버지가 있고, 소유한테도 할아버지가 있다. 그리고 둘 모두 각자의 할아버지를 증오한다. 자매결연한 학교에서 지방도시 K를 방문하게 된 쇼코는 소유네 집에서 머물게 되고 쇼코와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소유와 쇼코는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평소 괴팍하고 가족에게 무관심하던 할아버지가 쇼코에게만은 살갑게 대하며 쇼코가 돌아가고 나서도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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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준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림자를 먹고 자란 내 자의식은 그 친구들마저도 단죄했다. 연봉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는 볼 것도 없이 속물이었고, 직장생활에서 서서히 영혼을 잃어간다고 고백하는 친구를 이해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의 끔찍함에 놀랐으나 그 조차 오래가지는 못 했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처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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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살 수 있구나’…최은영 ‘쇼코의 미소’
[앵커] KBS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함께 선정한 우리 시대의 소설 소개해드리는 시간, 오늘(3일)은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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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모, 삼촌, 태어난 지 일주일된 아기였던 이모까지 한국군의 학살로 잃은 베트남 가족과, 군인으로 참전한 스무 살 큰삼촌을 잃은 한국인 가족이 독일에서 만나 ‘진실한 사과’를 이야기하고, 프랑스의 한 공동체 수도원에서 만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젊은이들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삶을 이해합니다.
베트남전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모, 삼촌, 태어난 지 일주일된 아기였던 이모까지 한국군의 학살로 잃은 베트남 가족과, 군인으로 참전한 스무 살 큰삼촌을 잃은 한국인 가족이 독일에서 만나 ‘진실한 사과’를 이야기하고, 프랑스의 한 공동체 수도원에서 만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젊은이들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삶을 이해합니다.
[안지영/문학평론가 : “‘진심을 다해서 이야기를 한다’고 해야 되나요. 뭔가 기교를 쓰거나, 뭐 멋있어 보이려고 하거나 그러지 않거든요. 진심을 다해서 이 캐릭터들에게 마음을 담아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닐까.”]- Image source: twit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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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쇼코 의 미소 좋은 단편으로 꽉찬,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책읽기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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